최연소 한인 시의원, 괴롭힘에 사임…버클리시 7지구 리겔 로빈슨씨
버클리시 최연소 시의원으로 시장 출마를 선언했던 한인 리겔 로빈슨(27·한글명 찬호)씨가 사임을 발표했다. 로빈슨은 그의 정책을 반대하는 사람들로부터 끊임없는 괴롭힘에 지쳤다며 가족을 우선시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머큐리뉴스 등 주류 매체에 따르면 이스트 베이 지역의 최연소 정치인인 로빈슨씨는 지난 9일 공식적인 사임을 발표했다. 그는 “커뮤니티를 돕는 일은 내 삶의 큰 영광이었지만 공직에 있는 대가는 너무 컸다”고 말했다. 이어 “번아웃(burnt out·극심한 피로와 무기력증)으로 내 체력은 고갈됐다”며 “내가 기억하는 한 나는 끊임없는 스트레스와 피로 상태에 있었다. 더는 지속할 수 없고, 건강도 좋지않다. 일상의 큰 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로빈슨씨는 지역 매체 ‘버클리사이드’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간 여러 사람으로부터 지속적인 미행과 자살하라는 협박 메시지를 받아왔고, 이로 인해 다수의 개인들을 상대로 경찰에 접근금지 명령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버클리시의 역사적인 장소인 피플스 파크에 UC버클리 학생 하우징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부터 이런 일이 잦아졌다고 전했다. 그는 “그동안 협박과 위협을 내 직업의 일부로 받아들여 왔다”며 “그러나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쳤을 때 난 선을 그어야 한다. 이제는 나의 행복과 가족의 안전을 우선시할 때”라고 말했다. 로빈슨의 사임 발표에 대해 동료 의원들은 공감의 뜻을 표하며 안타깝다고 입을 모았다. 제시 아레긴 시장은 성명서를 내고 “로빈슨은 내 사무실에서 인턴으로 정치 경력을 시작했다”면서 “그간 그가 주택, 교통 등 각종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보여준 리더십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의 사임이 슬프지만 그가 겪었던 어려움과 결정을 존중한다”고 덧붙였다. 동료 의원인 테리 태플린은 트위터를 통해 “공직자들이 마주한 인종차별적 괴롭힘과 학대는 현실”이라며 “해악의 정치는 결코 정상(normalize)이 되어선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어머니가 한인인 로빈슨은 미주리주에서 자라 UC버클리에 입학하면서 가주로 이주했다. 재학시절 학생 부회장을 지내며 재학생들의 거주문제 해결에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018년 당시 22살의 최연소 시의원으로 선출된 그는 2022년 재선에 성공한 지 1년 만에 의원직을 내려놓게 됐다. 버클리 시장 도전도 중단됐다. 시의원 취임후 1년 만인 2019년 자매도시인 한국 공주시를 방문한 경험을 두고 그는 “이전에 어머니와 동행한 한국 방문은 할머니, 할아버지를 만나는 가족 여행이었다면 공직자로서 다시 찾은 한국의 일정은 인생에 가장 마법 같은 순간이었다”고 감격한 바 있다. 로빈슨이 대표한 7지구는 UC버클리 대학, 텔레그래프 애비뉴 상업지구 등을 포함하고 있다. 버클리 시조례에 따르면 시의원 대행은 임명할 수 없다. 이에 따라 2026년 임기를 마칠 때까지 로빈슨의 사임으로 생긴 공석을 채우기 위한 특별 선거가 진행될 예정이다.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버클리 최연소 버클리시 최연소 버클리 최연소 최연소 시의원